본문 바로가기

재즈앨범

Omer Avital - [New Song]

728x90

 

파란색 마이를 입어도 간지가 나네..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쓴다.

코로나 덕분에 정말 집에만 있었다. 안 그래도 공연과 연주가 많지 않았지만 간간이 있던 일들도 다 없어졌다.......

며칠 사이에  삶이 지루해진 것 같아서 음악을 찾아 듣기 시작했다. (나름 더 많이 글을 쓸 수 있었지만 게으름+코로나는 이길 수 없었다)

 

오늘 소개하고 싶은 앨범은 Omer Avital의 New Song이다. 처음 그를 알게 된 경로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그에 관한 내 첫 기억은 강남에 있는 알라딘에서 그의 중고 CD를 구입한 것이다. 그 당시에 재즈 앨범을 사는 게 취미였고 집에 한 30장 정도 모아뒀던 것 같다.  앨범을 구입하고 1주일은 자주 들었지만 CD 플레이어의 세대가 아니라 계속해서 찾지는 않았다. ('아날로그의 맛이 있다'라는 말을 듣고 남들은 멜론에서 음악을 들을 때 나는 CD 플레이어를 가지고 다녔다.. 아티스트병..)

 

시간이 지나 군 복무 시기에 다시 아날로그 방식으로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내 군 시절 동안의 유일한 낙은 취침 전 침낭 속에 들어가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는 것이었다. 음악을 들으면서 나는 어떤 연주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워가며, 이 연주자는 이런 곡을 어떻게 썼을까, 이 코드 진행에서 어떻게 이런 라인들로 솔로를 풀어갔을까 라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가 잠에 들었다. 

 

그 시절 내가 많이 들었던 앨범은 바로 Omer Avital의 New song이다. 그는 이스라엘 출신의 베이시스트이다. 개인적으로 이스라엘 출신의 뮤지션들을 좋아한다. (빨리 앨범을 설명해야 되는데..)

 

2014년 버클리 음대 (Berklee College of Music)에 잠깐 들린 적이 있다. 나는 지하 구석에서 연습을 하는 중 옆방에서 잼을 하는 걸 보고 악기를 들고 패기 넘치게 갔다. 여러 명이 Nica's Dream이라는 곡으로 잼을 하고 있었고  기타 앰프에 앉아서 기타리스트가 솔로를 하고 있었다. 그의 기가 막힌 솔로 라인과 빠른 프레이징에도 느긋한 여유에 크게 놀라서 악기를 다시 케이스에 집어넣은 기억이 있다.. 그리고 궁금해서 나이를 물었다. 나는 그 친구가 일어나서 내 질문의 답을 하기 전까지 그가 정말 어린애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자기 몸만 한 기타를 들고 14살이라고 했다. 그는 이스라엘에서 왔다고 했고 그 뒤로 나는 이스라엘 연주자들을 Youtube에서 자주 찾아보곤 했다. ex) Eli Degibri, Gadi Lehavi, Ofri Nehemya, Shai Maestro, etc..

 

앨범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너무 서론이 길었다..(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음악들이라..) 

이 앨범은 큰 서사시 같다. 재즈를 생각하면 보통 스윙을 생각하지만 이 앨범은 전혀 다르다. 좀 더 이야기하면, 이걸 한 마디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정말 긴 미드를 본 느낌을 주는 앨범이다. 첫 곡 (Hafla)부터 Funk같이 드럼 비트가 있지만 약간씩 Omer avital의 색이 묻어 나온다. 악기를 따로따로 들어보면, 굉장히 단순한 리듬을 가지고 있다. 촌스러운 느낌을 가지고 있는 거 같지만 한 음악으로 들으면 정말 적재적소에 배치가 된 걸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또, 단순한 코드 진행 위에 Joel Frahm과 Avishai cohen의 솔로도 꼭 한 번씩 체크하기 바란다. 그리고 그가 곡을 쓰는 방식도 들어보면 좋다. 반복적인 베이스 Vamp를 가지고 깔끔하고 기억에 딱 남는 멜로디를 잘 뽑아낸다. 그는 이스라엘에서 군 복무를 끝낸 뒤 뉴욕으로 떠나 오랫동안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의 음악에 대한 불꽃은 꺼지지 않았다. 다시 이스라엘로 가서 작곡 공부를 한 뒤 이 앨범이 나왔다..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가볍게 듣는 음악이지만 이런 음악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는 걸 생각하면 음악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다가갈 수 있다. (부담 주는 거 아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경제적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멘털 꽉 잡고 음악을 듣는 여유를 부리는 멋진 사람이 되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728x90

'재즈앨범' 카테고리의 다른 글

Ben Webster Meets Oscar Peterson (1959)  (0) 2023.12.13
John Coltrane [Lush Life] (1958)  (0) 2023.12.12
Ben Wendel - [Seasons]  (0) 2020.01.22
Freddie Hubbard & Woody Shaw - [Double Take]  (0) 2020.01.16